블로그를 하나만 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드물다. 나도 그렇다. 지금 네이버, 티스토리, 워드프레스 세 개를 동시에 굴리고 있다.
처음부터 계획한 건 아니었고, 하다 보니 이렇게 됐다.
그래서 오늘은 직접 운영해 본 경험으로 티스토리 vs 워드프레스를 비교해 보려고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뭐가 더 좋냐가 아니라, 나한테 뭐가 맞냐의 문제다.
워드프레스를 시작한 이유, 그리고 방치한 이유
워드프레스는 호스팅부터 덜컥 질렀다. 케미클라우드(ChemiCloud)라는 해외 호스팅을 3년 치 한 번에 결제했다. 장기 결제가 할인 폭이 크니까 “이 정도면 3년은 꾸준히 하겠지” 싶었던 거다.
처음 주제는 타이어와 자동차였다. 일과 관련된 분야라 쓸 거리는 많을 줄 알았는데, 막상 해 보니 내가 쓰고 싶은 주제가 아니었나 싶다. 몇 개는 AI에게 맡겨서 채웠지만, 나와는 맞지 않았다. 그래도 관심분야이긴해서 꾸준히 써내려갈 생각이긴하지만 AI에게 맞기는 글은 내 글이 아니라는 느낌이 계속 들었고, 그렇게 한동안 사이트를 방치했다.
3년 치를 결제해 두고 방치하니 마음이 계속 찜찜했다. 돈은 이미 나갔는데 사이트는 멈춰 있는 상태. 결국 주제를 조금 더 추가해 다시 잡기로 했다. 지금은 여행 준비 정보, 자동차 상식(타이어), 리뷰, 경제공부 쪽으로 카테고리를 짜는 중이다.
첫 번째 교훈: 호스팅보다 주제를 먼저 정해야 한다. 장기 결제 할인은 꾸준히 쓸 주제가 있을 때만 이득이다.
호스팅 고를 때 실제로 봐야 했던 것
호스팅을 처음 고를 때는 가격만 봤다. 그런데 직접 운영해 보니 신경 쓰이는 지점은 따로 있었다.
① 첫 결제가와 갱신가는 다르다
대부분의 호스팅은 첫 계약 기간에만 크게 할인해 주고, 갱신할 때는 정가로 돌아간다. 그래서 첫 결제를 길게 하는 게 이득인 구조다. 반대로 말하면, 도중에 접으면 그만큼 손해가 커진다.
② 고객지원이 실시간인지
이건 진짜 겪어 보고 알았다. 케미클라우드는 24시간 라이브챗이 있는데, 영어긴 해도 문제가 생겼을 때 바로 물어볼 곳이 있다는 게 생각보다 든든하다.
③ 가격 대비 기본기가 갖춰져 있는지
내가 케미클라우드를 고른 첫 번째 이유는 다른 곳보다 저렴해서였다. 블로그를 막 시작하는 단계에서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는 가격이었다. 그런데 싸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니어서, 가격 말고도 기본기가 갖춰져 있는지를 같이 봤다.
해외 호스팅은 서버가 멀어서 느리다는 말이 많은데, 케미클라우드는 한국에서 가까운 아시아 서버를 고를 수 있어서 해외 호스팅치고 속도가 빠른 편이다. 그리고 나중에 다른 호스팅에서 옮겨올 일이 생기면 이전 작업을 무료로 대신 해준다. 가격은 저렴한데 속도와 이전 같은 기본은 챙겨주니, 처음 시작하는 입장에서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런 점은 있다: 한글 정보가 적다
국내에서는 아직 사용자가 많지 않아서, 문제가 생겼을 때 검색해도 한글 자료가 별로 없다. 블루호스트나 카페24처럼 정보가 넘쳐나는 곳과 비교하면 혼자 해결해야 하는 순간이 더 많다. 영어 자료를 찾아보거나 라이브챗에 직접 물어보는 게 익숙하지 않다면, 이 부분은 감안하고 고르는 게 좋다.

그래도 다행인 건, 워드프레스 자체에서 막히는 문제는 대부분 이미 답이 나와 있다는 거다.
애드센스를 신청할 때 이런 안내가 떴다. “다음 코드를 복사해서 각 페이지의 <head> 태그 사이에 붙여넣으세요.” 티스토리라면 스킨 편집에서 넣으면 끝인데, 워드프레스는 어디에 넣어야 하는지부터 막막했다. 테마 파일을 직접 열어서 고쳐야 하나 싶었다.
알고 보니 그럴 필요가 없었다. 헤더에 코드를 넣어주는 플러그인(WPCode)을 깔고, 칸에 코드를 붙여넣고 저장하니 그걸로 끝이었다. 테마 파일을 직접 고치면 테마가 업데이트될 때 코드가 날아가기도 한다니, 오히려 플러그인을 쓰는 쪽이 안전한 방법이었다.
두 번째 교훈: 워드프레스에서 막히면 플러그인부터 찾아보자. 내가 막힌 지점은 대부분 누군가 이미 막혔던 지점이고, 그 해결책은 플러그인으로 만들어져 있다.
티스토리는 뭐가 달랐나
반대로 티스토리는 정말 편하다. 서버도, 호스팅비도, 보안 업데이트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글 쓰는 화면도 정돈되어 있어서, 쓰는 데만 집중할 수 있다.
솔직히 워드프레스 편집기는 쓸 때마다 지저분하고 정리가 안 된 느낌이 들었다. 블록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고, 설정할 게 너무 많다. 그래서 처음에는 꾸준히 쓰는 주력 블로그를 티스토리로 정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앞으로는 워드프레스를 더 키워볼 생각이다.
가장 큰 이유는 내 입맛대로 바꿀 수 있다는 점이다. 편집기가 불편한 건 쓰다 보면 익숙해지지만, 플랫폼이 정한 틀은 아무리 익숙해져도 바꿀 수 없다. 워드프레스는 디자인이든 기능이든 광고 위치든, 필요하면 내가 직접 고치면 된다.
티스토리는 다르다. 티스토리는 카카오가 운영하는 서비스라서, 카카오가 정책을 바꾸면 내 블로그도 그대로 따라 바뀔 수밖에 없다. 광고 정책이 바뀌거나, 기능이 생기거나 없어지면, 나는 바뀐 대로 맞춰 쓰는 수밖에 없다. 앞에서 말한 스크립트 오류처럼, 문제가 보여도 손댈 수 없는 부분이 생기는 것도 같은 이유다.
블로그를 오래 키울 생각이라면, 남의 정책에 매번 흔들리는 것보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곳에 쌓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처음엔 불편해도, 결국 내 땅에 집을 짓는 쪽이 더 오래간다.
그리고 티스토리에도 한계는 있다. 최근에 구글 Lighthouse로 사이트 점검을 해 봤는데, 오류가 몇 개 떴다.
- 폰트 파일 404 오류: 스킨에서 불러오는 폰트 주소가 깨져 있었다. 주소만 바꾸니 바로 해결됐다.
- 카카오·티스토리 스크립트 오류: 이건 티스토리가 자동으로 넣는 스크립트에서 나는 오류라 내가 고칠 수 없었다.
여기서 두 플랫폼의 차이가 확실히 보였다. 워드프레스는 모든 걸 내가 고칠 수 있지만, 모든 걸 내가 고쳐야 한다. 티스토리는 신경 쓸 게 없지만, 못 고치는 것도 있다.
그래서 지금은 이렇게 나눠 쓴다
둘 중 하나를 버리지 않고, 성격에 맞게 나눴다.
| 구분 | 티스토리 | 워드프레스 |
|---|---|---|
| 비용 | 무료 | 호스팅비 (장기 결제 시 할인) |
| 관리 난이도 | 쉬움 | 직접 관리해야 함 |
| 자유도 | 스킨 편집 정도 | 거의 무제한 (플러그인) |
| 글쓰기 편의 | 정돈된 편집기 | 블록 편집기, 적응 필요 |
| 내 용도 | 연애·심리·영화·책 같은 생각 글 | 절차·비교·판단이 필요한 정보 글 |
기준은 단순하다. 내 생각을 쓰는 글은 티스토리, 누군가 검색해서 따라 할 글은 워드프레스. 정보 글은 꾸준히 검색 유입이 생기니까, 자유롭게 구조를 짤 수 있는 워드프레스 쪽이 맞다고 판단했다.
이런 사람에게 추천한다
티스토리가 맞는 사람
- 블로그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
- 관리보다 글쓰기에 집중하고 싶은 사람
- 일상, 감상, 에세이 위주로 쓰는 사람
워드프레스가 맞는 사람
- 쓸 주제가 분명하고, 오래 끌고 갈 자신이 있는 사람
- 사이트 구조나 디자인을 마음대로 바꾸고 싶은 사람
- 문제가 생겨도 검색하면서 해결하는 걸 즐기는 사람
마무리
워드프레스는 지금 애드센스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결과가 나오면 그 과정도 따로 정리해 볼 생각이다.
돌아보면 플랫폼 선택보다 중요한 건 하나였다. 내가 계속 쓰고 싶은 주제인가. 3년 치 호스팅비를 내고 방치해 본 사람으로서, 이것만큼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